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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2월 7일 광화문 촛불시위를 다녀와서
작성자 : 이영문 작성일 : 2002-12-08 조회수 : 7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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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함께 자리를 한 경기도 정신보건센터 회의 다음날, 늦은 점심을 먹고 중2에 재학중인 큰 아들녀석과 함께 종로로 향했습니다. 6시 30분경 종로서적 앞에서 내린 뒤 촛불행진에 동참하였는데 이미 거리는 종로 3가부터 광화문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숲으로 완전히 메어져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87년 호헌철폐 시위 이후 2002년 6월의 월드컵에 이은 15년만의 외출인 셈이었지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인원은 불어났고 7시경에는 이미 만명이 훨씬 넘는 인파를 이루었습니다. 조선일보의 보도는 늘 대학생, 한총련, 민노당, 노동자 등이 참석한 것으로만 되어있는데 사실은 전혀 다릅니다. 아들녀석과 비슷한 또래의 중학생과 고등학생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고 가족단위로 참여한 무리도 적지 않았습니다. 어두워 어떤 이들이 넥타이를 맨 사람들인지 구분하기 어려웠으나 내 나이 또래의 직장인들이 여러 곳에 눈에 띄였습니다. 안치환의 광야에서, 양희은의 상록수, 윤도현의 오필승 코리아 등은 이미 촛불시위자들의 필수 레퍼토리가 되어 있었고 SOFA개정, 부시 사과 등의 구호로 거리는 열기를 더해가고 있었습니다. 7시 30분경 광화문 대로의 전경들과 대치된 채 정체를 보이던 대열은 20여분간의 실강이 속에 평화행진을 인정받고 미국 대사관 앞 열린광장으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8시 30분에 기념식을 끝으로 9시 조금 넘은 시간에 우리는 평화롭게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굳이 이 촛불시위를 경기도 정신보건 웹사이트에 올리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사회가 바뀌고 있다는 자명한 사실을 확인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웹진을 통한 새로운 의사소통 방식이 사회를 움직이고 있고 on line과 off line을 넘나드는 새로운 인간교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 이제 새롭게 정신보건에 대한 시각을 공부하고자 합니다. 많은 지역에 계신 분들이 고생하며 만든 작은 자료들이 서로 공유되어 빛으로 남기를 원합니다. 결코 형식에 치우치지 않는 정신보건의 역사를 만들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참, 12월 14일은 시청광장에서 주말 촛불시위가 이어진다는데 함께 가시려우? 아니면 말고, 19일날 투표는 꼭 하시겠지요?